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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술의 발전, 산업 구조의 재편, 삶의 방식의 다변화는 기존의 일회성 교육으로는 개인의 역량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생애 전 주기에 걸친 교육, 즉 평생교육이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평생교육 체계를 마련하며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도의 확대와는 별개로 현실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한계와 도전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평생교육의 현황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평생교육이란 무엇인가?
평생교육은 단순히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유네스코는 평생교육을 “인간의 전 생애를 통해 지속해서 이루어지는 조직적인 학습”으로 정의하며, 이는 출생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삶 속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을 포함합니다. 즉, 평생교육은 형식교육(학교), 비형식 교육(직업훈련, 사회교육), 무형식교육(생활 속 학습)을 아우르며 단순한 기능 습득을 넘어 자기실현, 사회통합,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합니다.
한국 평생교육 제도의 형성과 발전
한국은 1999년 ‘평생교육법’ 제정을 통해 국가 차원의 평생 교육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 법을 기반으로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는 평생학습 도시를 지정하고 다양한 평생교육기관이 설립되었습니다. 또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출범하면서 체계적인 정책 개발과 사업 추진이 이루어졌습니다.
▪ 평생학습 도시 확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기반 평생교육 사업을 추진하며 주민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했습니다. 2024년 기준 전국 190여 개 지역이 평생학습 도시로 지정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 학점은행제 도입: 정규 대학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경로로 학습한 결과를 학점으로 인정받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었으며, 사회인 학습자의 학문적 성장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 성인 문해교육 강화: 노년층, 저학력층을 위한 기초 문자 해득 교육과 초·중등 학력 인정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으며 이는 단순 교육 기회를 넘어 인권 차원의 평등 실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온라인 기반의 원격 평생교육: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학습플랫폼 개발, 온라인 학습 콘텐츠 제작 등 비대면 평생학습 환경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의 사회적 가치
평생교육은 단지 개인의 학습권 실현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다문화 가정, 고령층, 경력 단절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배제 없는 포용 사회 실현에 기여합니다. 또한, 직업 재교육,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은 노동자의 경쟁력을 높이며 고용률 향상과 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을 통해 시민은 보다 능동적으로 사회 문제에 참여하게 되고 민주주의의 성숙과 공동체 의식 강화라는 결과를 끌어냅니다.
현재 평생교육이 직면한 문제점
비록 정책적 기반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 공급 중심의 운영: 많은 프로그램이 수요자의 요구와 무관하게 기관 중심으로 기획되어 운영되며 학습자 참여율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프라 격차: 농·어촌, 도서 지역은 도심에 비해 평생교육 접근성이 낮고 공간·인력·예산의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특히 디지털 격차는 고령층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전문인력 부족: 평생교육사를 포함한 교육 전문가의 수는 아직도 부족하고 현장에서의 직무 교육과 처우 개선 또한 미흡합니다.
평생교육의 발전 방향
한국의 평생교육이 과거에는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제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학습자의 삶과 사회 변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 확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학습자의 다양성과 개별성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 체계 구축입니다. 연령, 직업, 학습 목적, 학습 수준 등에 따라 콘텐츠와 교육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예컨대 청년층에는 진로 탐색과 취업을 지원하는 실무 중심 교육을 중장년층에는 경력 전환과 창업 교육을 고령층에는 삶의 질 향상과 건강 관리, 사회참여 교육을 중점으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맞춤형 평생교육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학습 분석 시스템과 연계되어 더 정밀한 교육 설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 디지털 역량 격차 해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기술 발전은 교육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공개강좌(K-MOOC), 메타버스 교육, 인공지능 개인교습 시스템 등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해소하며 학습 접근성을 극대화합니다. 고령층과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 매뉴얼, 쉬운 인터페이스 개발, 개인교습 서비스 연계 등도 동시에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역 사회 내의 스마트러닝 센터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해 디지털 기반 학습 환경의 지역 격차도 해소해야 할 과제입니다.
▪ 지역 중심의 자율성 확대
지방 정부와 지역 주민이 직접 교육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도록 하여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는 학교, 도서관, 대학, 복지기관, 기업 등 다양한 지역 자원을 연계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학습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농촌 지역은 농업기술과 귀농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도시는 문화예술과 스타트업 교육에 중점을 두는 식입니다.
▪ 경력개발 및 생애 전환기 학습 강화
현대 사회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직업 생애 전환에 따른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중장년층, 육아나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 퇴직 군인, 이민자 등 다양한 대상에게 경력개발, 창업, 자격취득 교육을 제공하여 사회 재진입을 돕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생교육기관은 고용노동부, 기업, 대학 등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취업·창업 연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며 정부 차원의 통합 지원체계 구축도 필요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평생학습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특정 시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인간의 기본 권리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제도와 예산을 기업은 교육 지원 문화를 개인은 학습의 주체로서의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배우는 사회, 가르치는 사회, 함께 성장하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평생학습사회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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